출시한지 1년도 안 된 KT클립카드 판매 미미

제휴 카드사 적고 디바이스 값 비싸 외면 받아

▲ 클립카드 디바이스  <KT 공식 홈페이지 캡처>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KT가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며 출시한 스마트카드 디바이스인 클립(Clip)카드가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제휴한 카드사가 적은데다 디바이스 값이 비싸 고객이 구입을 꺼려한 탓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클립카드 판매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제휴 카드사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도 KT와 제휴를 맺고 출시했던 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오는 14일부터 ‘KT 클립 슈퍼(Super) 스마트카드’ 발급을 중단한다. 하나카드도 ‘클립 톱 10(CLiP TOP 10) 카드’ 발급을 종료한다.

KT가 지난해 6월 출시한 클립카드는 모바일지갑 앱인 클립(CLiP)과 연동해 사용하는 간편결제 디바이스다. 클립카드는 신용카드와 동일한 크기의 실물카드 형태로 신용, 체크카드 10장, 멤버십 카드 10장, 교통카드 1장 등 최대 21장의 카드를 한 장에 담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클립카드에는 1.3인치의 디스플레이가 부착돼 있어 사용자가 등록한 교통카드 잔액, 멤버십 바코드 번호, 결제할 카드의 종류 확인이 가능하다.

출시 당시 클립카드는 실물 카드가 없는 모바일 앱카드의 단점을 보완한 상품인데다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하나에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KT도 지난해 말 기준 30만 가입자 달성을 목표로 삼고 흥행을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립카드가 시장서 외면 받은 이유는 편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 신용카드는 발급받은 후 바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클립카드는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먼저 클립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클립 앱을 내려 받고 제휴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이후 휴대폰 블루투스로 클립카드와 앱을 연결해 앱에 등록한 카드를 클립카드에 다운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클립카드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있어 사용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배터리 충전이 필수다.

제휴 카드사가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클립카드에 등록할 수 있는 카드는 롯데, 하나, 비씨, KB국민카드 등 총 4개에 한정돼 있다.

그러나 제휴 카드사도 실제로 등록할 수 없는 카드가 많다. 일부 카드를 클립카드에 등록해 사용하는 경우 제휴 가맹점 정책으로 인해 해당 카드의 포인트, 할인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때문에 KT는 제휴 카드사의 일부 카드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클립카드에 등록할 수 없는 카드는 롯데카드 11종, 하나카드 100여종, 비씨카드 70여종, KB국민카드 50여종에 이른다.

디바이스 발급 비용이 비싸다는 점도 부담이다. 클립카드 정가는 10만8000원으로 일반적인 신용카드 연회비보다 비싸지만 클립카드 사용으로 받을 수 있는 추가 혜택은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클립카드는 따로 제휴 카드를 등록하는 절차를 거쳐야하고 10만원이 넘는 발급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입자 수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한 클립카드를 알지 못하는 고객도 많아 제휴 카드 발급도 적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지난 4월 클립카드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잠시 KT샵에서의 판매를 중단한 이후 다시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며 “출시 초 목표한 만큼 판매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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