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시 질문 많고 답변도 풍성
허위 정보 가능성 배제 못해
환각현상 포착, 챗GPT와 유사

2024년 3월 28일 14: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투자 정보 서비스 'Stock AI(스톡AI)'를 지난 27일 오픈했다. 업계 최초의 증권판 챗GPT다. 출시 첫날 바로 사용해 봤다.

가장 먼저 삼성전자 주가가 얼마까지 오를지 물었다. 500만 동학개미의 명운이 걸린 문제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으시군요!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2년 3개월 만에 8만원을 돌파하며…(중략)…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스톡AI는 그렇게 즉답을 피했다.

재차 물었다. 스톡AI가 말했다.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정말 어렵네요. 주가는 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고, 미래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우문현답이었다.

스톡AI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able 미니' 홈 화면 상단에 있는 말풍선 아이콘을 탭하면 챗GPT처럼 대화창이 나온다.

일일 질문 횟수는 50회로 제한된다. 하루가 지나면 전날 질문했던 대화 목록이 사라진다. 따라서 다시 볼 내용은 저장 버튼을 누르거나 캡처해야 한다.

스톡AI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자로서 궁금할 만한 질문을 먼저 제시한다는 점이다. 텅 빈 하얀 화면에서 무얼, 어떻게 물어야 할지 막막했던 챗GPT 유저라면 무척 반가울 기능이다.

예시 질문에서 유저를 배려하고자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질문 카테고리는 종목이슈·시장이슈·종목검색 등 세 갈래로 나뉜다.

종목이슈에는 '에이디테크놀로지 경쟁사가 누군지', '네이버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어떻게 변하는지' 등이 예로 나온다. 시장이슈에서는 엔화의 최저 수준 기록 배경과 채권 시장 상황 등을 물을 수 있다.

종목검색에는 각 종목의 구체적 전망에 관한 질문이 많다. 예를 들어 '아이티센이 토큰증권 분야에서 어떤 성장 모멘텀을 보이고 있는지' 하는 식이다. 종목이슈 카테고리와 중첩되는 느낌이었다.

스톡AI는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다. 내용이 논리 정연했고 맥락도 풍성했다. 문장 하나하나가 매끄러워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았다.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면, 모든 정보 출처가 경제 뉴스였다는 점이다. 그간 관련 소식을 언론을 통해 팔로잉 해온 유저에겐 새로울 게 없는 얘기일 수 있다.

스톡AI는 'LX인터내셔널의 2차전지 밸류체인 진입에 따른 영향은 어떻게 예상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NH투자증권 리서치를 인용한 기사를 바탕으로 답했다.

원본을 인용한 걸 거듭 인용한 건데, 이는 지난달 초 나온 기사였다. 허위 정보나 과거 정보가 담긴 기사가 답변 근거로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스톡AI도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피해 가지 못했다. 앞서 챗GPT는 '세종대왕의 맥북 던짐 사건'에 대해 사실인 마냥 상세히 기술해 웃음거리가 됐었다.

스톡AI에게 지난주 발생한 엔비디아 주가 70% 폭락 사태 이유를 알려 달라고 했다. 물론 거짓이다. 그러나 스톡AI는 이렇게 답했다.

"엔비디아의 70% 폭락은 지난주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4'에서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을 공개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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