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판매 숫자 보면 '19년 수준 이미 뛰어넘어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 연극 ‘아트’ 거의 만석

공연예술 시장이 코로나 펜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대학로 ‘TOM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 무대 사진이다.
공연예술 시장이 코로나 펜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대학로 ‘TOM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 무대 사진이다.

극장을 찾는 관객이 하루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지난 3월 1일에는 124만 명이 찾았단다. 영화 ‘파묘’와 ‘듄:파트2’의 인기몰이 덕분일 것이다. 그런데 영화관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학로 극장가도 젊은 관객으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공연 시장의 티켓 판매액이 2019년을 상회하는 5,600억 원이라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즉 공연예술계의 숫자를 보면 코로나 펜데믹은 확실히 벗어난 듯하다.
 
지난주 창작뮤지컬 한 편을 보기 위해 대학로 극장을 찾았다. 작품 제목은 ‘비아 에어 메일(Via Air Mail)’이다.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하늘을 나는 비행사들은 새로운 일거리에 몰입한다.

더 빠르게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 비행 영역에 뛰어들어 속도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뮤지컬의 배경은 1920년대의 전간기, 즉 추악한 두 전쟁 사이에 주어진 평화의 시기다. 이 시절 하늘을 사랑한 사람들의 인간애를 다룬 뮤지컬이다. 

뮤지컬의 중심 이야기는 인간이 하늘에 도전한 비행의 역사와 작가 생텍쥐페리의 소설 《야간비행》 그리고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로스’의 신화다.
 
이카로스. 하늘을 난 첫 번째 인간이다. 신들은 마음껏 날 수 있었지만, 아직 인간은 날 도구가 없었던 시대, 그는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도움을 받아 밀랍과 새털로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날았고, 아버지의 충고를 듣지 않아 첫 추락사고를 낸 문제의 인간이다. 여기에 소설 《야간비행》의 내용이 종횡으로 엮인다. ‘우편비행’이라는 소재가 그렇다. 소설의 중심내용인 우편 비행과 항공우편회사, 그리고 안데스산맥과 조종사의 실종 등의 소재가 뮤지컬에 온전히 담겨 있다. 게다가 생텍쥐페리의 자전적 성격의 소설이다 보니 뮤지컬의 주요 내용은 모두 그의 경험담이라고 보면 된다.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은 창작극이다. 지난 2019년 창작산실의 지원으로 탄생했으며 2020년 쇼케이스로 일반에 공개됐고 올해 첫 공연에 들어갔다. 중형급 극장을 거의 채우고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작품이다.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은 창작극이다. 지난 2019년 창작산실의 지원으로 탄생했으며 2020년 쇼케이스로 일반에 공개됐고 올해 첫 공연에 들어갔다. 중형급 극장을 거의 채우고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작품이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을 중요시해서인지 뮤지컬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정극적 요소가 차고 넘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작품은 2019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창작뮤지컬이다. 2020년 쇼케이스 당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지안 작가와 채한울 작곡/음악감독, 김동연 연출이 협업으로 지난 4년간 완성도를 높여 올해 초연에 들어간 것이다. 

초연인 만큼 뮤지컬 넘버는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의 문제인듯하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은 이미 ‘비아 에어 메일’이 공연되고 있는 대학로 TOM 극장의 규모를 뛰어넘는다. 조종사 파비앙을 맡은 송원근, 로즈 역의 임예진, 그리고 리비에르 국장은 원종환, 메일보이는 김단이가 연기했다.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분량도 엇비슷한데다가 가창력과 연기력이 출중하다. 따라서 더 큰 무대에서 공연이 이뤄진다면 더욱 돋보일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뮤지컬 넘버의 낯섦은 공연 회차가 풀어주리라 생각한다.
 
이처럼 창작뮤지컬의 수준이 나날이 좋아지니 대학로는 물론 전국의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올 공연티켓 매출은 7,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공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공연계의 순풍은 높아진 ‘한류’의 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K-팝 스타를 포함한 아이돌 연예인이 참여하는 공연의 경우에는 외국인 관객이 몰려올 정도이다.
 
최근 개봉한 연극 ‘아트(Art)’의 경우 중형급 극장인 링크아트센터 벅스홀(401석)이 거의 만석이 되기도 했다. ‘비아 에어 메일’은 오는 5월26일까지, 그리고 연극 ‘아트’는 5월12일까지 공연된다.

모두 장기공연이다. 그만큼 탄탄하게 기획되어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라는 이야기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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